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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배로그

방아다리 꽃 제거 후 고추 성장세, 고추줄 대신 망을 선택한 농부의 판단

by 옥상농부 2026. 6. 5.

얼마 전 방아다리 아래쪽 꽃과 곁순제거를 전부 했거든요. 영양분이 위쪽 생장으로 더 몰리길 기대하고 한 선택이었는데, 효과가 생각보다 훨씬 빨리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고추망 아래로 얌전히 자라고 있었는데, 어느새 고추들이 부쩍 커서 망 밖으로 삐죽삐죽 튀어나오기 시작했어요.

보통 고추를 키우면 줄을 매주는 게 당연한 일상이었거든요. 그런데 매번 끈을 새로 묶고, 줄기를 고정해 주는 작업이 옥상 환경에선 여간 번거로운 게 아니었습니다. 특히 바람이 잦은 옥상이라 고추 줄기를 끈으로 강하게 고정하면, 오히려 바람에 흔들릴 때마다 줄기가 끈에 쓸려 상처가 나거나 심하면 꺾이는 일이 생기곤 했어요.

그래서 작년부터는 과감하게 고추줄 대신 고추망을 설치해 봤습니다. 망은 줄기 하나하나를 매번 묶어줄 필요가 없으니 작업이 훨씬 단순해지더라고요. 일단 망을 쳐두면 고추가 자라면서 망 구멍 사이로 자연스럽게 기대어 자라니, 제가 따로 줄을 매 주느라 시간을 쏟지 않아도 고추들이 알아서 자리를 잡는 느낌입니다.

고추망 사이로 나오기 시작하는 고추줄기
고추망 사이로 나온 고추 줄기들

고추망을 쓰면서 느낀 바람에 대한 안심

아직 망에 걸쳐지기 전에는 바람이 강하게 부는 날이면 늘 불안했습니다. 옥상은 지상보다 바람이 훨씬 세게 불거든요. 바람이 거세게 부는 날이면 고추 대가 낭창낭창 흔들리다가 어디 부러지는 건 아닌가 늘 신경이 쓰였거든요.

고추망은 고추 가지들이 여러 갈래로 골고루 망에 걸리게 되어 있어서 바람이 불어도 예전처럼 한 줄기에 부담이 몰리는 느낌이 덜해서, 바람 부는 날에도 훨씬 안심이 되더라고요. 오늘도 바람이 세게 불었는데 강한 바람에도 망에 의지해 서 있는 고추들을 보니 확실히 줄 매기보다는 훨씬 안정감이 느껴졌습니다.

강한바람에도 걱정없는 고추망
강한 바람에도 걱정없는 고추

처음엔 망이 너무 헐거우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지금 고추들이 망을 뚫고 나올 정도로 자란 걸 보면 망이 작물을 제 자리에 잘 잡아주고 있다는 증거 같아 마음이 놓입니다. 줄을 묶어줄 때는 제가 묶는 위치에 따라 작물이 갇히는 기분이었다면, 지금은 작물이 스스로 자랄 공간을 찾아 나가는 것 같아 보기에도 훨씬 편안해 보여요.

영양 상태와 성장에 대한 판단

고추가 이렇게 망 밖으로 삐져나올 정도로 잘 자라는 걸 보니, 지금 상태는 꽤 안정적인 것 같습니다. 잎 색도 진한 녹색을 유지하고 있고, 생장점도 힘 있게 올라오는 모습입니다. 전에 총채벌레 피해로 많이 망가졌던 고추도 지금은 흔적 찾기 어려울 정도로 회복한 상태예요.

잎 색도 진하고 왕성하게 성장중인 고추
건강하게 자라고 있는 고추 모습

줄기들이 망을 타고 넓게 퍼져 자라다 보니 예전보다 통풍도 좋아진 느낌입니다. 예전엔 줄에 눌려 잎이 겹치는 곳도 있었는데, 지금은 바람도 더 잘 통하는 것 같아요. 잎 뒷면도 살펴봤는데 다행히 진딧물이나 응애 흔적은 아직 보이지 않았습니다.

만약 고추가 망 밖으로 너무 많이 삐져나와서 아래로 축 처지기 시작한다면, 그때는 바로 망을 한 단 더 설치할 생각입니다. 줄을 매는 것보다 망을 한 칸 더 올리는 게 훨씬 간단하니까요. 이제 고추 줄매기 작업에서는 해방된 것 같아 홀가분하네요.

결과 확인 및 다음 대응 계획

당분간은 지금 관수 패턴 그대로 유지하면서 지켜볼 생각입니다. 날이 더 더워지면 흙 마름 속도가 달라질 수 있으니 그 부분만 계속 체크해 보려고 해요. 고추가 더 자라 망 위로 올라오기 시작하면 그때 한 단 더 설치할 예정입니다. 며칠 더 지켜보면서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 기록해 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