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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배로그

옥상 애플수박이 주먹만 해졌을 때, 낙과를 막기 위해 내가 한 선택

by 옥상농부 2026. 6. 7.

애플수박이 주먹 크기까지 커지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열매 받침과 순 정리를 시작했습니다.

며칠 전 크기가 달걀만 할 때 포스팅 했던 애플수박들이 어느새 주먹만큼 큼직해졌습니다. 아침마다 옥상에 올라가서 수박들이 얼마나 컸나 살펴보는 게 요즘 가장 큰 즐거움인데, 이렇게 커지니 마음 한구석에는 불안함도 함께 커지더군요.

처음 애플수박을 키우던 날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날도 여느 때처럼 오늘은 수박들이 얼마나 컸나 기대를 가득 안고 옥상에 올라갔는데, 바닥에 떨어져서 완전히 깨져버린 수박을 발견하고 얼마나 속상했는지 모릅니다. 잘 자라주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떨어진 거죠. 그날 이후로는 수박이 조금만 커지면 지체 없이 양파망으로 수박을 받쳐주는 게 저만의 루틴이 되었습니다.

양파망으로 받쳐준 애플수박
애플수박이 양파망에 안정적으로 담겨 있는 모습

양파망, 끈으로 꼭지 묶기 등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해 봤지만, 결국 옥상 환경에서 가장 확실하고 마음 편한 건 역시 양파망이더라고요. 이번에도 주먹 크기가 된 녀석들을 보자마자 바로 양파망을 가져와서 하나씩 꼼꼼하게 받쳐주었습니다. 끈으로 꼭지만 묶을 때는 혹시나 줄기가 꺾이지 않을까 불안했는데, 양파망은 열매 전체를 아래에서 받쳐주니 훨씬 안정적입니다.

순 지르기와 열매 관리, 고민의 시간

이제 수박이 제법 커졌으니 생장을 수박 쪽으로만 집중시키기 위해 여기저기 뻗어 나온 곁순도 전부 제거하고 과감하게 순도 잘라주었습니다.

제거된 수박 곁순과 순들의 모습
잘라낸 수박 줄기와 순들이 놓여 있는 모습

꽤 많은 양의 순을 정리했는데, 이렇게 해야 이미 열매가 커지기 시작한 상태라 줄기만 계속 뻗게 두는 것도 부담스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옥상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줄기를 길게 키울 수 없어 잎수 확보를 위해 수직으로 두 줄기를 키우고 열매는 두줄기당 하나만 달아야 한다는 건 머리로는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막상 양쪽으로 탐스럽게 열린 수박을 보면 하나를 따내는 게 생각처럼 쉽지가 않네요.

대부분은 과감하게 따냈지만, 너무 잘 자란 수박들을 보니 차마 손이 가지 않아서 몇 번의 고민 끝에 몇 개는 그냥 두 줄기에 각각 한 개씩 달아보기로 했습니다. 이게 과연 옳은 선택일지, 아니면 하나를 희생해서 나머지를 더 크게 키우는 게 맞을지 매번 갈등하게 되네요. 결과적으로 두 개 키운 녀석들이 무사히 잘 자라 줄지 지켜보며 판단해 보려고 합니다.

잎 노화 방지를 위한 엽면시비와 영양 관리

작년 경험을 되돌아보면, 수박이 거의 다 익어갈 때쯤 멀쩡하던 잎들이 누렇게 변하면서 끝이타고 망가지는 것을 보고 영양제도 줘보고 엽면시비도 했지만 이미 늦은 상태였습니다. 거기다 병까지 와서 결국 잎이 망가지는 걸 막지 못해 참 아쉬웠습니다. 아마도 수박 열매가 커지면서 식물의 모든 양분을 수박이 전부 뺏어가는 통에 잎으로 갈 영양이 부족해진 탓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잎이 일찍 망가지는 것을 미리 대비해서 계획적으로 영양 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작년에 잎이 생각보다 빨리 무너졌던 기억이 있어서, 이번에는 부족 증상이 보인 뒤 대응하기보다 미리 관리해 보자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칼륨, 마그네슘, 칼슘을 번갈아가면서 엽면시비를 해주고 있는데, 이렇게 하면 잎의 기능을 최대한 오래 유지해서 수박을 끝까지 잘 키울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있습니다.

병해충이 있을까 싶어 잎 뒷면도 꼼꼼히 살폈지만, 다행히 별다른 이상 징후는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병해충 문제는 아니더라도 옥상이라는 환경 특성상 수분이나 양분 상태가 수시로 변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서 혹시 모를 환경 스트레스나 양분 부족에 대비해 미리 조치를 취해두기로 했습니다. 현재 점적 관수 설비를 통해 수분은 충분히 공급하고 있으니, 앞으로는 양분 관리 쪽에 조금 더 신경을 써보려 합니다.

7월 초면 첫 수확을 하게 될 텐데 기대가 큽니다. 두 줄기에 각각 하나씩 열매를 맺은 녀석들이나 하나만 묵직하게 키워내는 녀석들이나, 모두 탈 없이 잘 자라주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과연 버텨줄지, 잎색 변화와 비대 속도를 유심히 봐야겠습니다. 욕심이 좋은 결과로 이어질지, 괜한 욕심이었는지는 곧 답이 나오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