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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배기술

토마토 곁순 제거 안 하면 생기는 일들, 영양분 분배의 원리

by 옥상농부 2026. 6. 15.

토마토 곁순, 도대체 왜 다들 따라고 할까?

옥상에서 토마토를 키우다 보면 본 줄기 옆으로 삐죽삐죽 올라오는 곁순 때문에 고민이 많으실 겁니다. 특히 초보자분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 중 하나가 "이거 그냥 두면 열매가 더 많이 열리지 않을까요?"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곁순을 정리하는 건 단순히 관리가 편해서가 아니라 토마토의 '생존 전략'을 조절하기 위해서입니다.

실제로 저도 처음 텃밭을 시작했을 때, 아까운 마음에 곁순을 방치했다가 토마토가 정글처럼 변해버린 경험이 있습니다. 통풍이 안 되어 잎이 곰팡이병에 걸리거나, 열매가 제대로 커지지 않아 고생한 적이 있죠. 오늘은 왜 곁순을 제거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떤 기준으로 관리해야 하는지 현장의 관점에서 정리해 보겠습니다.

방울 토마토 잎 사이에서 나오는 곁순
본 줄기와 잎 사이에서 돋아나는 곁순

곁순 제거의 진짜 목적, 영양분과 빛의 배분

토마토 곁순을 제거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영양분의 선택과 집중이고, 둘째는 통풍과 빛의 확보입니다.

식물은 기본적으로 뿌리에서 흡수한 양분과 잎에서 만든 광합성 산물을 생장점과 열매, 그리고 곁순으로 보냅니다. 그런데 곁순을 그대로 두면, 식물은 본 줄기의 열매를 키우는 데 써야 할 에너지를 곁순을 키우는 데 분산시킵니다. 쉽게 말하면, '열매를 키울 힘을 잎사귀 늘리는 데 낭비'하게 되는 셈이죠.

특히 저희 텃밭처럼 화분이나 플랜트 박스에서 키우는 환경은 노지보다 뿌리가 뻗을 공간이 제한적입니다. 제한된 양분 안에서 최대한 효율적으로 열매를 맺게 하려면 곁순이라는 '에너지 분산 요소'를 과감히 정리해 주는 게 필요합니다.

물론 곁순이 무조건 나쁜 건 아닙니다. 세력이 너무 약해서 식물이 자라지 못할 때는 곁순을 일부 남겨 광합성 잎을 확보하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일반적인 재배 환경이라면, 곁순은 열매로 가야 할 길을 방해하는 요소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양분을 뺏어먹고있는 곁순
양분을 나눠 먹는 곁순

실제 현장에서 판단하는 기준

그렇다면 무조건 다 따야 할까요? 그건 아닙니다. 상황에 따라 판단 기준이 달라져야 합니다.

1. 식물의 전체 세력을 먼저 확인합니다 토마토가 한창 잘 자라고 있다면 곁순을 발견하는 즉시 제거하는 게 원칙입니다. 하지만 식물이 병충해를 입었거나, 뿌리가 제대로 내리지 못해 세력이 약하다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이때는 곁순을 하나 정도 남겨두어 광합성 잎을 조금 더 확보하는 전략을 쓰기도 합니다. 잎이 부족하면 뿌리도 더 이상 발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2. 통풍과 환경을 점검합니다 제 텃밭은 중부내륙이라 여름철 고온다습할 때 통풍이 안 되면 바로 흰가루병이나 잎곰팡이가 옵니다. 이럴 때는 곁순뿐만 아니라 아래쪽 잎까지 과감하게 쳐냅니다. 식물이 빽빽해져서 공기 흐름이 막히는 것이 곁순 하나 더 키우는 것보다 훨씬 치명적이기 때문입니다.

3. 화분 재배인가 노지 재배인가 플랜트 박스처럼 한정된 토양에서는 수분과 비료 관리가 예민합니다. 곁순을 키우면 잎이 많아져서 증산 작용이 활발해지고, 그만큼 흙이 빨리 마릅니다. 물을 줄 수 있는 횟수와 양이 한정적이라면 곁순을 제거해 식물의 덩치를 유지하는 것이 수분 스트레스를 줄이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판단이 갈리는 사례: 곁순을 남겨야 할 때

몇 번 재배를 하다 보면, 이론과는 다르게 곁순을 살려두는 게 유리한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토마토가 너무 웃자라서 키만 멀대처럼 커진 경우가 그렇습니다. 이때는 맨 아래쪽 곁순을 하나 길게 키워서 세력을 분산시켜야 식물이 너무 가늘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또한, 갑작스러운 고온이나 직사광선으로 인해 열매가 햇빛에 타버리는(일소 현상) 기미가 보일 때, 곁순의 잎을 적절히 이용해 열매 위에 그늘을 만들어주기도 합니다.

이처럼 곁순 제거는 단순히 '따야 한다/말아야 한다'의 이분법이 아닙니다. '현재 내 토마토가 영양분을 어디에 집중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내리는 과정인 셈이죠.

바로 적용 가능한 관리 팁

현장에서 바로 써먹을 수 있는 몇 가지 팁을 정리해 드립니다.

  • 곁순은 작을 때 따야 합니다: 손가락으로 살짝 건드려도 툭 떨어질 때가 가장 좋습니다. 너무 커진 뒤에 가위로 자르면, 상처가 커서 그 부위로 병균이 침투하기 쉽습니다. 가급적 오전 중에 작업해서 낮 동안 상처가 빨리 마르게 하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 수분 부족 신호로 읽으세요: 만약 곁순이 너무 얇고 힘없이 자란다면, 식물이 현재 영양분이나 수분 부족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이때는 곁순을 따주는 것과 동시에 밑거름이나 관수 시설을 점검해야 합니다.
  • 가위는 항상 소독합니까?: 사실 매번 소독하기 어렵죠. 저도 작업 중간중간에 손으로 똑똑 따주는 방식을 선호합니다. 단, 한 줄기를 다 작업한 뒤에는 손을 씻어 다른 줄기로 균이 옮겨가지 않게 주의합니다.

곁순 제거는 귀찮은 작업이 아니라, 토마토가 오롯이 열매에만 집중할 수 있게 도와주는 가장 기본적인 배려입니다. 오늘부터 텃밭에 나가시면 곁순부터 한번 살펴보세요. 잎 뒤에 숨어있는 작은 곁순 하나만 따줘도 토마토가 훨씬 시원해할 겁니다.